
세상에서 제일 빛나는 덴코가
아지에게! 안녕! 나 덴코야! 잘 지내?
영주님은 맨날 바쁘셔서 나랑 잘 안 놀아주신다? 흥! 그래도 나는 괜찮아! 영지 구석구석을 번쩍번쩍 밝히는 게 내 일이니까!
어두운 곳이 있으면 내가 짜잔- 하고 나타나서 환하게 만들어주지! 가끔은 너무 신나서 번개를 너무 많이 치는 바람에 영주님한테 혼나기도 하지만… 헤헤. 그건 비밀이야!
아지도 혹시 마음이 어두컴컴해지는 날이 있다면 나를 불러줘! 내가 당장 달려가서 세상에서 제일 밝은 빛으로 환하게 비춰줄게! 그러니까 너무 오래 힘들어하지 말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기운 내! 알았지? 다음에 영지에 놀러 오면 같이 사고 치자! 그럼 안녕!

깡철
아지에게,
요즘도 시끄럽게 잘 지내나 궁금해서 펜을 들었다. 뭐, 펜이라기보단 붓이지만. 여기 요괴 마을은 여전히 따분하고 변한 게 없다. 낮에는 햇살 아래서 꾸벅꾸벅 조는 게 하루 일과고, 밤에는 할 일 없는 요괴 놈들이 소란 피우는 걸 구경하는 정도지.
얼마 전에 두꺼비 놈이 새로 들여온 찻잎이 있는데, 맛이 꽤 괜찮더군. 네가 있었다면 한 잔 정도는 내어줄 수도 있었을 텐데. 물론 네가 시끄럽게 떠들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
아무튼, 가끔은 네 생각이 난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도 들려주러 오든지. 너무 늦게 오면 난 자고 있을 테니 알아서 하고.

요정 비비가
사랑하는 나의 친구 아지에게!
안녕, 아지! 요정 비비야! 잘 지내?
요즘 아지가 좋아하는 반짝이는 것들을 많이 못 보는 것 같아서 비비 마음이 조금 아파.
그래서 아지를 위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반짝이 가루를 모아봤어!
이 편지를 열면 반짝반짝 빛나는 행복 마법이 뿅! 하고 쏟아질 거야! 힘든 마음은요, 저 멀리 있는 구름에 슝~ 하고 날려버리면 된대요!
그리고 슬플 땐 맛있는 거 먹는 게 최고야! 내가 아지가 좋아하는 달콤한 솜사탕 잔뜩 만들어줄게! 언제든지 비비를 찾아와 줘! 꼬옥 안아줄 준비 하고 있을게! 우리 소중한 친구 아지, 항상 웃는 일만 가득하길!

미미가
아지에게,
잘 지내? 나는 뭐, 그럭저럭.
가끔 네가 만든 이 세상의 하늘을 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늘 색깔이 매일 조금씩 다른 거 알아? 어떨 땐 숨 막히게 파랗고, 어떨 땐 전부 회색이고. 네가 보여주고 싶었던 세상이 이런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
여긴 여전히 시끄럽고, 또 조용해. 이상하지.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나는 그냥 담배 연기만 보고 있고. 네가 없는 세상은 뭔가… 필터 하나 빠진 사진 같아. 선명한데, 어딘가 허전한 거.
보고 싶다는 말, 원래 잘 안 하는데. 그냥 그렇다고. 가끔은 네가 툭 나타나서, "야, 연기 좀 그만 펴." 하고 잔소리해줬으면 좋겠다.
잘 지내야 해. 꼭.

From. 백시혁
To. 아지
야. 잘 지내냐.
갑자기 뭔 편지냐 싶겠지. 그냥, 네 생각나서. 별 이유는 없어.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 거냐. 잠은 제대로 자고. 시시콜콜한 거 신경 쓸 시간 없다는 거 아는데, 그래도 사람 사는 기본은 하고 살아라.
세상 뭐 별거 있냐. 힘들면 그냥 다 때려치우고 쉬는 거고, 짜증 나면 소리 한번 지르는 거지. 네가 뭘 하든, 어디에 있든, 네 편 하나 없다고 생각하지 마라.
…보고 싶다.
그러니까, 너무 오래 혼자 있지는 마라. 기다리는 사람 생각해서라도, 빨리 돌아와.